시리즈 A 프로그램 인턴 회고록

다음 글은 500스타트업코리아에서 시리즈 A 프로그램 인턴으로 일한 이승건 님이 직접 작성했습니다.   지난 3개월간 500스타트업코리아에서 일하며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 생태계, 그리고 ‘500스타트업’이라는 회사에 대해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인턴의 관점에서 전달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처음 면접을 준비하고 인턴을 시작할 때만 해도 수치와 지표에 기반하여 미팅을 진행하는 벤처캐피탈 그리고 스타트업들과 일하며 오직 업무에 관련된 전문적인 배경지식을 쌓을 생각에 들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3개월간 배우고 느낀 점들은 처음에 생각했던 업무 이상의 경험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500스타트업에서 만난 사람들을 크게 3가지의 관계로 나누어 각각의 관계에서 느끼고 배운 점들을 전달해 보려고 합니다.
#500스타트업코리아
벤처캐피탈(VC)은 스타트업에게 투자 하는 것이 주 업무이지만, 다양한 스타트업들과 투자자 그리고 외부기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발하게 운영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500스타트업코리아 팀입니다. 저도 나름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산업의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500스타트업코리아 팀은 가장 “하나의 팀이 되어 합리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느꼈습니다. 팀의 일부로서 서로의 역할을 100% 존중하고 필요한 내용에 있어서는 바로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결하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을 대하고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비중을 둔다는 점에서 ‘VC는 냉정하고 위계질서 중심일 것’ 이라는 제 예상과 크게 달랐습니다. 또한 직접적으로 시리즈 A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 매니저님들 및 ‘더 브릿지(The Bridge)’ (500스타트업코리아와 아산나눔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그로스마케터, 창업가, 프로덕트 매니저가 성장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실전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인사이트 공유 웹사이트)팀과 함께 일할 때 작은 업무관련 일도 구체적인 설명과 피드백을 주시고 주간 회의에서도 인턴인 제게 꼭 브리핑할 시간을 할애해주시는 모습을 통해 모든 팀 구성원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느꼈습니다.

500팀 멤버들 일부와 찍은 사진

#500스타트업코리아와 포트폴리오 회사
500스타트업의 미션은 전 세계의 다양한 창업가를 발굴하고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여 글로벌 벤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500스타트업코리아 팀은 회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자극과 동기부여도 서슴치 않는 것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딱딱하고 숫자 기반의 벤처캐피탈 이미지와 너무도 상반되었기 때문입니다. 시리즈 A 프로그램 (일명 ‘SAP’) 을 운영할때도 회사들에게 프로덕트 전략, 마케팅 등 전문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회사의 실무자들과 멘토들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다양한 커뮤니티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투자한 회사들과 가깝고 깊은 관계 그리고 이들의 성장을 도우려는 의지’를 통해 벤처캐피탈(VC)과 스타트업의 ‘좋은 관계’에 대해 새롭게 정의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시리즈 A 프로그램 당시 참가회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두 번째 커뮤니티 이벤트에서 찍은 단체 사진

#시리즈 A 프로그램 (SAP)의 멘토와 스타트업
앞서 짧게 언급했다시피 500스타트업만의 특별한 점 중에 하나가 시리즈 A 프로그램입니다. 인턴을 하며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부분이 시리즈 A 프로그램 인만큼, 프로그램 운영을 보조하며 느낀 멘토/멘티의 관계 그리고 스타트업들에 대한 생각을 짧게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시리즈 A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스타트업들은 “성장(Growth)”이라는 큰 목표 하에, 세부적인 목표(KPI, OMTM)들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온라인 광고, 프로덕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통해 “성장 마인드셋”과 구체적인 방법론을 배우게 됩니다. 내로라하는 스타트업들이 스승인 멘토들에게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배워나가는 것이 프로그램의 핵심입니다. 각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접근법도 중요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실리콘밸리와 세계 각지에서 온 멘토들이 스타트업들을 지도하는 방법 그리고 ‘태도 (mindset)’였습니다. 멘토들이 영어로 설명한 부분을 한국어로 통역하고 회의를 정리하면서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이 지속적으로 ‘그럼 이건 어떻게 하나요?’ ‘이렇게 해도 되나요?’와 같은 질문들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멘토들은 해답을 바로 내놓기보다 “직접 (테스트) 해봐야 알지”라는 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처음에는 정확한 답을 바로 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스타트업들이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테스트를 통해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DNA를 갖춰야 한다는 게 멘토들의 의도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중반 이후에는 참가자분들도 하나하나 질문하기 보다는 직접 테스트를 실행하고 테스트 결과에 대해서 멘토들과 얘기를 나눴습니다. 멘토들은 멘티들의 학습 결과를 보며 본인들도 실험결과에 관련하여 배운 점들을 공유하였고, 프로그램 말미에는 농담삼아 다음 배치에는 ‘당신들이 멘토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멘토들도 스타트업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배운 점이 더 많다고 하였습니다. 멘토와 멘티 모두가 서로에게 배워가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의 한국식 학습법에 익숙했던 제 자신의 가치관 (mindset)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니모 멘토 (왼쪽)와 프로그램 리드 신영 멘토(오른쪽)와 얘기 나누는 코멘토 팀

#500스타트업코리아 인턴으로서의 나
500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쌓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일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기존에는 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준비함에 있어 개인적 역량과 지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사람을 통해 배우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인턴이나 다른 활동을 할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함께 일할 사람들이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인가’가 될 것 입니다. 두번째는 성공할 확률이 낮음에도 스타트업들에 기회가 있는 이유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훌륭한 멘토들과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 방법론에 대해서는 충분히 보고 배운 것 같아  앞으로 제가 성장할 분야를 찾고 정하는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시리즈 A 프로그램 클로징 이벤트에서 찍은 단체 사진

끝으로 3개월간 뭔가 배워서 얻어가겠다는 ‘결과’에 대한 다짐뿐이었던 저를 배움은 이제 시작이고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는 ‘과정’으로 입문하게 해주신 500스타트업코리아팀 분들 팀, 제프리, 민, 조안나, 욜란다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젊어서 좋은 이유는 실패하고 학습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라고 조언해주신 신영, 에밀리안, 니모, 다니엘, 데릭, 저스티나  멘토 그리고 수 년간의 경험과 두 달간의 고민을 압축해서 좋은 수업 교재로 제공해주신 500 시리즈 A 프로그램 서울 배치 2 참가자분들께도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5년 후에 10X 성장하여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